"1년 6개월 비워 두겠다"는 말만으로 권리금 배상이 끝나지는 않습니다. 그 사유를 들어 거절하고 실제로 1년 6개월 동안 영리목적으로 쓰지 않아야 정당한 거절이 됩니다.
내년 4월에 계약이 끝나는 상가라면 이번 달부터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 구간에 들어섭니다. 만료 6개월 전부터 종료 시까지입니다.
이 구간에 신규 임차인을 데려가면 "당분간 비워 둘 생각"이라는 답이 돌아오곤 합니다. 그 한마디가 어디까지 통하는지가 오늘 이야기입니다.
비워 두겠다는 거절은 언제 정당한 사유가 될까?
임대인은 이 구간에 정당한 사유 없이 임차인이 주선한 사람과의 계약을 거절할 수 없습니다(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 제1항 제4호).
법이 정당한 사유로 보는 경우는 네 가지입니다. 새 임차인의 자력 부족, 의무 위반 우려, 건물을 1년 6개월 이상 영리목적으로 쓰지 않는 경우, 임대인이 고른 새 임차인이 이미 권리금을 낸 경우입니다(같은 조 제2항).
세 번째 사유를 두고 대법원은 두 조건을 모두 요구했습니다. 임대인이 임대차 종료 때 바로 그 사유를 들어 거절해야 하고 실제로도 1년 6개월 동안 영리목적으로 쓰지 않아야 합니다(대법원 2021. 11. 25. 선고 2019다285257 판결).
여기서 '사용'에는 남에게 빌려주는 것뿐 아니라 임대인이 직접 장사하는 것도 들어갑니다. 판결은 입법 과정에서 '제공'을 '사용'으로 고친 이유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이와 별개로 임차인 쪽에 3기 차임액에 이르는 연체 같은 갱신 거절 사유(제10조 제1항 각 호)가 있으면, 임대인은 처음부터 방해 금지 의무를 지지 않습니다. 내 쪽 기록을 먼저 확인하는 이유입니다.
다른 이유로 거절하고 나중에 비워 두면 어떻게 될까?
위 판결의 사안이 바로 이 경우였습니다. 임대인은 재건축이나 대수선 계획을 이유로 신규 임차인과의 계약을 거절했고 임차인이 나간 뒤 원심 변론종결 때까지 3년 넘게 가게를 비워 두었습니다.
원심은 오래 비워 둔 사실만 보고 정당한 사유를 인정했습니다. 대법원은 다른 사유로 거절한 뒤 사후에 비워 둔 것만으로는 정당한 사유가 되지 않는다며 사건을 돌려보냈습니다.
반대로 미사용을 이유로 거절해 놓고 1년 6개월 안에 영리목적으로 쓰면, 임대인은 손해배상 책임을 집니다. 계획만으로는 의무를 벗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이 판결은 보호 구간이 '만료 3개월 전'이던 개정 전 법률 사건입니다. 다만 1년 6개월 미사용 조항의 문언은 현행법에도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 거절할 때 든 이유 | 종료 뒤 1년 6개월 | 정당한 사유 판단 |
| 1년 6개월 영리목적 미사용 | 실제로 쓰지 않음 | 정당한 사유로 인정될 수 있음 |
| 1년 6개월 영리목적 미사용 | 그 안에 임대·직접 영업 | 정당한 사유 부정, 배상 책임 |
| 재건축·직접 운영 등 다른 이유 | 결과적으로 비워 둠 | 미사용만으로는 정당한 사유 아님 |
배상을 청구한다면 얼마까지, 언제까지일까?
배상액은 새 임차인이 주기로 한 권리금과 임대차 종료 당시의 권리금 중 낮은 금액을 넘지 못합니다(제10조의4 제3항). 권리금 계약서 금액이 곧 배상액은 아닙니다.
청구권은 임대차가 끝난 날부터 3년 안에 행사해야 하고 지나면 시효로 사라집니다(같은 조 제4항).
그래서 종료일에 날짜 두 개를 함께 적어 둡니다. 종료일에서 1년 6개월 뒤는 임대인의 미사용 약속을 확인하는 날이고 3년 뒤는 청구 기한입니다.
거절 답을 받은 날, 무엇을 남겨 둘까?
임대인이 거절할 때 어떤 이유를 댔느냐가 판단을 가릅니다. 구두로만 들었다면 같은 내용을 문자나 메일로 다시 확인받아 둡니다.
- 신규 임차인을 소개한 날짜, 방식, 권리금 계약서 사본
- 새 임차인의 보증금·차임 지급 능력에 관해 임대인에게 알린 내용(제10조의4 제5항의 정보 제공 의무)
- 임대인이 거절하며 밝힌 이유와 그 날짜
- 퇴거 후 1년 6개월 동안 그 자리에 새 영업이 들어섰는지 확인한 날짜와 사진
상담에서 자주 보는 공백은 마지막 항목입니다. 가게를 비우고 나면 그 자리를 다시 볼 일이 없어 1년 6개월이 그냥 지나갑니다.
자주 받는 질문
Q. 임대인이 직접 장사하겠다며 거절하면요?
직접 영업도 영리목적 사용입니다. 1년 6개월 미사용 사유로는 거절의 정당성을 설명하기 어렵고 다른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를 따로 봅니다.
Q. 대형마트 안 매장도 같은가요?
아닙니다. 대규모점포·준대규모점포의 일부(전통시장 제외)나 국유·공유재산인 상가에는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 규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제10조의5).
권리금 계약 단계에서 임대인 거절에 대비하는 조항은 앞서 정리했습니다. 함께 보기: 권리금 계약 임대인 거절 대비 체크리스트
근거: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3·제10조의4·제10조의5, 대법원 2021. 11. 25. 선고 2019다285257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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